사냥의 시간(Time to Hunt, 2020제작)
사냥의 시간(Time to Hunt, 2020제작)
희망없는 도시, 감옥에서 출석한 준석(이제훈)은 가족같은 친구들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 그리고 상수(박정민)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위한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부푼 기대도 잠시, 정체불명의 추적자 한(박해수)이 나타나 목숨을 노리며 이들을 뒤쫓기 시작한다.
지금부터는 바틀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여기서 읽는 것을 멈춰 주세요.)
영화의 배경은 경제가 파탄난 대한민국입니다. 환율은 치솟아서 원화는 휴지조각이 되어 버렸기에 달러로만 대부분의 생필품을 살 수 있습니다.
거리에 부랑자는 넘쳐나고 일자리를 잃어버린 근로자들의 데모가 일상이 되어 버린 사회, 낡고 버려진 다운타운, 총기류 불법거래가 넘쳐나는 나라, 영화 속 대한민국은 "원유 산유국이면서도 경제가 파탄나고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필리핀, 베네수엘라"를 연상케 합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습니다. 미래가 없는 사회를 드러내기 위해서 였겠죠. 그래서인지 하늘, 도시의 풍경이 온통 잿빛입니다.
영화속 주인공인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은 범죄자입니다. 보석상을 털었다가 이제훈이 독박을 쓰고 감옥에서 3년간 복역하고 나옵니다.
보석상을 턴 돈을 보관했던 최우식, 안재홍은 주식투자 실패, 환율 상승으로 인해 돈을 거의 다 잃어버린 상태죠.
그래서 큰 거 한 건을 더 계획하게 됩니다. 바로 조폭이 운영하는 사설도박장을 터는 것입니다.
사설도박장을 털고 그 돈으로 이 지옥을 벗어나서 파라다이스(영화에서는 대만)로 함께 떠날 희망을 품습니다.
그들은 사설도박장에서 일하는 박정민의 도움으로 사설도박장의 CCTV 등을 확인하고 탈출 동선 등 그들 나름의 완벽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불법총기류 판매상(조성하)와의 친분을 통해 조달한 총기류를 가지고 사설 도박장을 터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사설 도박장 금고에는 돈 뿐만 아니라 이 곳을 운영하던 VIP명단, 불법 자금 세탁 장부도 함께 있었기에...
사설 도박장에서는 해결사 한(박해수)를 보내서 이들을 추적하게 됩니다.
해결사 한(박해수)은 미스터리한 인물입니다. 어두운 그의 아파트 한 켠에는 그가 의뢰받은 일을 해결할 때마다 수집한 것으로 보이는 그만의 트로피가 벽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트로피가 무엇인지는 영화를 보시면서 확인하세요. ^^
참고로, 연쇄살인마, 혹은 그에 준하는 사이코들은 항상 트로피를 수집합니다. 트로피란 말 그대로 전리품, 사냥을 성공적으로 끝낸 후에 자신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입니다.
미국 드라마 덱스터를 보면 덱스터는 살인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에는 희생자(?)의 혈액을 전리품으로 소중하게 간직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로 돌아와서 다시 리뷰를 이어가겠습니다.
해결사 한은 순조롭게 추적을 시작합니다. 불법총기류 판매상(조성하)을 죽이고, 사설도박장 직원인 박정민을 잡고(죽이는 장면은 영화에 나오지 않음), 나머지 3인(이제훈, 최우식, 안재홍)에게 서서히 다가옵니다.
말 그대로 사냥감에 대한 포위망을 점점 좁혀옵니다. 패닉에 빠진 이들은 결국 한의 손아귀에 잡히게 되고 죽음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은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이제훈에게 흥미를 느끼고 일부러 그를 놓아주고 다시 잡으러 갑니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구석에 몰아놓고 죽이지 않고 가지고 놀듯 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혼자 남게 된 이제훈, 그는 이제 한에게 더 이상 흥미를 주지 못한 채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나타난. 또 다른 인물.. 그는 불법총기류 판매상(조성하)의 형인 조폭 대장입니다. 조폭대장은 부하들과 함께 한에게 총알 세례를 남기고 한은 물속으로 빠져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제훈은 대만으로 밀항하게 되고 겉으로는 평안한 일과를 보냅니다. 하지만 죽은줄 알았던 한이 살아있으며 언젠가는 한이 못다한 그의 사냥을 끝내기 위해서 자신을 찾으러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쌓여서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렇게 불안감에 시달리던 이제훈은 결국 결심합니다. 불안감에 휘둘려 사느니 그 불안감에 직면하기로! 그렇게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배 위의 이제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제 감상평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영화 초반 너무 많은 장면들에 신경을 쓰다 보니, 영화 후반이 너무 밋밋..
2. 주인공으로 나온 4명보다 더 멋진 빌런! 악역이 너무 멋지면 안되는데..
3. 후속작을 기대하면서 만든 열린 결말! 그런데 너무 열었다..
4. 총기류 몇번 분해하고 조립하는 모습 보여주다가 한국으로 오는 이제훈?? 한을 죽이러 오는건가? 죽으러 오는 건가?
5. 영화의 스타일은 굿! 영화의 마무리는 소소!
6. 종합 결론은 볼만 합니다. 가볍게 보기에 좋습니다.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